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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내 아들만 특혜냐” 사과커녕 발뺌하며 사퇴한 곽상도

등록 2021-10-03 17:59수정 2021-10-04 02:04

지난달 26일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달 26일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개발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게 드러난 곽상도 의원이 2일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려워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곽 의원 아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곽 의원은 아들의 50억원 수수 사실이 드러난 직후인 지난달 26일 국민의힘을 탈당했으면서도 의원직 사퇴는 거부해왔다. 오히려 자신은 “화천대유에 돈 낸 적도, 관여한 적도 없다”며 “그런 수익을 만들어준 게 문제가 되는 거고, 그건 이재명한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가 뒤늦게 사퇴하겠다고 한 건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선주자들마저 ‘사퇴하지 않으면 제명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일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상도수호’는 없다”며 제명 의사를 잇따라 드러낸 데 이어, 사퇴 회견 전날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방송 토론회에선 홍준표 의원을 뺀 나머지 대선주자 7명 전원이 곽 의원 제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빨리 꼬리를 잘라내 국민의힘으로 쏠리는 국민적 의혹을 차단해야 한다는 당의 입장이 분명해지자,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곽 의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는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이 받은 돈에 관한 질문을 받자 “(아들보다) 훨씬 많은 퇴직금 받은 분들 나오고 있으니까 그걸 한번 잘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퇴직한 사실을 저도 몰랐다. 회사가 그런 식으로 지급했던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제 아들에게만 특혜라고 할 수 있냐”고 주장했다. 아들 퇴직금 처리 계획에 대해서도 “아이가 해야지,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고작 6년 근무한 대리급이 재벌 총수를 무색하게 하는 퇴직금을 받아 챙긴 비상식적인 특혜가 벌어졌는데도, 끝까지 ‘나는 몰랐다’, ‘내 아들만 문제냐’는 태도로 일관한 것이다.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없다.

일말의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 곽 의원의 ‘탈당·사퇴 쇼’에 현혹될 국민은 없다. 국회는 신속히 곽 의원 사퇴를 처리하고, 검경은 곽 의원과 화천대유 유착 의혹을 한 점의 미진함도 남지 않게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허탈함과 분노가 조금이나마 누그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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