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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선 연기 없다” 민주당, 이제 비전·정책 경쟁을

등록 2021-06-25 18:36수정 2021-06-26 02:33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당헌·당규에 정해진 대로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지도부는 하나로 가야 한다는 합의하에 하나로 힘 모아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불만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결론을 내릴 때는 모두 동의했다고 한다. ‘경선 연기’를 요구해온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최고위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대선 180일 전’인 9월10일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일정에 들어가게 됐다.

민주당이 지난 한달여 당을 들썩이게 한 ‘경선 연기’ 논란을 이제라도 정리한 것은 다행이다. 진통 끝에 결론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당내 대선주자 진영 간의 소모적인 갈등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물론 경선 시기를 둘러싼 논란 자체가 불필요한 일이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동안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등은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만큼 대선후보 선출을 전국민 집단면역이 이뤄질 11월로 미뤄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야당보다 너무 빨리 후보를 정할 경우 일방적 공격에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선거 전략상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당의 정치적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기준은 역시 국민의 눈높이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 위기와 민생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집권 여당이 민생 위기를 돌파할 정책과 비전을 논의하고 제시하기보다 대선후보 선출 시기의 정치적 유불리를 두고 내분 양상을 연출하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명분 없는 이전투구로 비칠 뿐이다. 특히 이재명·추미애·박용진 등 현행 규정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자들 또한 적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을 연기한다면 불공정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이준석 돌풍’으로 국민의힘에 ‘쇄신’ 이미지마저 선점을 당한 상황 아닌가.

이제 민주당은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당 지도부는 공정한 룰과 국민적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경선 방식·일정을 마련해 내놓아야 한다. 당내 주자들은 앙금을 털고 경선에서 어떤 비전과 가치로 경쟁할 것인가에 집중하기 바란다. 시대 변화와 민심에 부응하는 비전과 가치를 놓고 뜨겁게 경쟁할 때 국민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경선 흥행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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