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자본주의의 초상 #21
360만명이 보고 갔다. 방문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연신 카메라를 들어 올린다. 두 손 꼭 잡고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이 흡사 경배를 드리는 모양새다. 그들 앞에는 국경도 경계도 없고 사람을 차별하지도 않으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는 노란 오리가 떠 있다. 무념무상의 표정. 거대한 노란 오리는 때맞춰 문을 연 거대 복합쇼핑공간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아무 의도도 없다 했는데, 오리는 한쪽만 바라보다 떠났다.
서영걸 사진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