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나무의 우주
풍경은 절로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느리게, 오래 바라봐야 나에게 다가온다. 개별적으로 뚝하게 당당히 서 있는 나무의 고독. 그 무언의 메시지가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나무의 나머지 절반은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반은 땅 밑 깊숙한 곳에서 땅과 하나가 되었다. 우리가 나무 전체로 인지하는 것. 싱그러움, 의연함, 당당함, 푸름, 고결함 역시 보이지 않는 절반의 생명력에 그 뿌리가 있는 것이다. 이 당당하고 맑고 푸른 나무를 보면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배운다.
고현주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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