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자본주의의 초상
밀봉되어 잘 정리되어 있는 상자들 안에는 내일이면 경매로 사라질지 모르는, 어느 집 또는 어느 사무실의 집기들이 숨어 있다. 이사 일정의 차질 등으로 단기간 빌리는 임시창고에는, 사업이 망해 살던 집이 경매에 부쳐져 갈 곳 없는 가구와 집기들이 30%에 이른다. 주인들이 이 짐을 다시 찾아가는 일은 거의 없다.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의 장례식장, 삶은 그렇게 분해되어 간다.
서영걸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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