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11년 전 어느 날에 만난 아이의 눈빛
11년 전 이라크전쟁 시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만난 한 아이입니다. 카메라를 든 낯선 이방인을 ‘위해’ 어른들은 아이의 손에 이라크 국기를 들려주고는 등을 떠밀었습니다. 쑥스러워하던 아이는 이내 성전을 앞둔 투사처럼 눈빛이 번득였고 앙다문 입술에는 굳은 결의마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포성과 절규만이 남은 요단강 너머 이 아이는 어떻게 성장했을지 너무 궁금합니다. 살아있다면.
임종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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