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가족사진
아침부터 헬리콥터가 다다다 굉음을 내면서 섬 하늘을 수없이 날아다녔다. 무슨 일인가 싶어 뉴스를 들어보니 섬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가던 큰 배가 침몰했다는 것을 알았다는 장영언(73)씨와 박동단(70) 부부.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아이들 수백명이 실종된 것을 알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장씨 부부는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제일 가까운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라는 작은 섬에 살고 있다. 부인 박동단씨는 “손자 같은 아이들이 저렇게 됐다며 매일 부엌에서 울었다”고 했다. 박씨 부부는 이곳에서 태어나 5남1녀를 키워 “지금까지 하나도 잃지 않았다”며 칠순잔치 때 찍은 가족사진을 가리킨다. 장씨는 “세월호 때문에 귀한 새끼들만 다 죽었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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