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새싹을 보며 느끼다
예서 제서 봄 봄 봄. 꽃들이 앞다퉈 피고, 어느 볕 좋은 길목의 목련은 저 먼저 피었다가 벌써 함박눈처럼 흰 꽃잎을 떨구기도 하는 봄. 어느 골목길에 주차한 승용차 바퀴 밑에 돋은 잡초 하나가 저도 봄이라고 싱그러운 녹색의 새싹을 틔워 키워내고 있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워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아마 자동차 운전자는 보지도 못하고 생각도 못했을 텐데, 저 위태로움을 어쩌나 싶다. 자연의 이치가 약육강식이고 그걸 이겨내야 씨앗을 맺어 종을 번식시킬 수 있다지만 다윈의 진화론에 앞서 내 발걸음 하나라도 무심히 생명을 짓밟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자 다짐하며 발걸음을 뗀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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