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슬픈 눈빛
그의 눈빛은 슬펐다. 행여나 달고나 판을 걷어치워버릴 단속반이 오지 않을까 두려움과 초조한 눈빛이 슬프다. 허리 굽은 그는 길거리 바닥에서 설탕과 소다를 넣어서 만든 달고나 뽑기를 팔고 있다. 봄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으나, 날이 지고 어둠이 내린 서울 한복판 맨바닥은 아직도 매섭다. 그의 가느다란 삶의 둘레는 자신의 엉덩이와 달고나를 구워내는 작은 종이상자를 내려놓은 것이 전부다. 별모양의 뽑기를 건네주고 1000원을 받는다. 사람들은 작은 행복감을 받고 그는 삶의 끄나풀을 받아 쥔다. 세 모녀 동반자살 사건 뒤에도 삶의 차가운 바닥에서 힘겨워하는 우리의 이웃들이 슬픈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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