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오르지 않는 걸음
땀과 몸짓이 엉켜 허덕이다가 어느 순간 ‘정상’이라는 곳에 섭니다. 이를 기념해 폼 섞어 사진도 찍고 발아래 너른 아랫동네도 눈 깔아 살펴보다가 더 오를 데가 없다 싶은 나는, 나는 어느새 기고만장해져 있는 ‘나’에게 화들짝 놀라고 맙니다. 고개를 들어 높디높은 하늘을 바라보는데 한없이 작은 나 자신이 부끄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더 높이 오를 데를 찾지 않으니 지금 이 자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임종진/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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