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길목, 동이 터오는 하늘 속으로 비행기 한대가 긴 흔적을 남기며 사라져 간다. 문득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김포공항 환송대에서 지켜본 모습이 떠오른다. 어렵게 살던 이모네 가족이 요즘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들처럼 비장하게 미국으로 떠나던 날, 수십명의 외가 친척이 김포공항에 모여 눈물 바람에 그들을 떠나보냈다. 김포공항이 가장 큰 국제공항이던 그 시절엔 공항 맨 위층에 환송대라는 것이 있었다. 울며불며 손 흔드는 어머니를 지켜보았던 기억 탓인지, 사라져가는 비행기의 뒷모습은 아프고 서럽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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