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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유닉스와 데니스 리치 / 구본권

등록 2020-10-11 15:50수정 2020-10-12 10:36

컴퓨터가 오늘날처럼 다양하고 강력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 배경에는 컴퓨터 작동 구조와 개발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든 유닉스(Unix)의 탄생이 있다. 1960년대 컴퓨터는 특정 기능 몇 종류만 처리하는 연산 위주의 도구였다. 아이비엠(IBM), 디지털이퀴프먼트(DEC) 등이 개발한 당시 컴퓨터들도 작동을 위해 운영체제를 탑재했는데, 해당 기종 전용이었다. 다른 제조업체가 만든 컴퓨터 간에 공통성이 전혀 없었고 같은 회사가 만든 하드웨어들도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시스템 간 공통성이 부족하고 호환되지 않는 운영체제 때문에 컴퓨터 기종마다 별도의 운영체제를 개발해야 했다.(브라이언 커니핸 <유닉스의 탄생>)

1969년 미국 에이티앤티(AT&T) 벨연구소의 켄 톰슨과 데니스 리치가 개발한 유닉스 운영체제가 컴퓨터 산업의 새 장을 열었다. 유닉스는 모든 종류의 하드웨어에 본질적으로 동일한 운영체제를 제공해 개발 편의를 높이고 컴퓨터 장치들이 호환성을 지닐 수 있도록 했다. 유닉스 운영체제를 다른 종류의 컴퓨터에 쉽게 이식할 수 있게 되면서 컴퓨터에서 호환성, 범용 개념이 중요해졌다.

데니스 리치는 1972년 유닉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시’(C)를 개발했다. 이용자는 더 이상 특정 하드웨어에 갇혀 있지 않아도 됐고, 하드웨어 제조사는 제품마다 운영체제를 개발할 필요가 사라졌다. 누구나 소스 코드를 학습할 수 있는 유닉스 프로그램 해설서 덕분에 소스 코드 전문가들이 늘어났다.

이는 라이선스 기반의 유닉스에 맞서 저작권을 개방한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으로 이어졌다. 1991년 헬싱키대 학생 리누스 토르발스는 유닉스와 기능적으로 유사하지만 새로운 운영체제 리눅스를 개발하고 소스 코드를 개방해, 오픈 소스의 꽃을 피웠다. 유닉스는 그 자체로, 공개버전 형태인 리눅스로, 맥의 운영체제(맥OS)로 현재 수십억대의 컴퓨터에서 실행되고 있다. 버클리대학이 유닉스의 확장 버전으로 개발해 공개한 ‘버클리 소프트웨어 배포판’(BSD)은 인터넷 프로토콜(TCP/IP)을 구현해, 오늘날 인터넷 구축과 확산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유닉스와 C언어를 우리에게 선물한 데니스 리치가 9년 전인 2011년 10월12일 숨졌다.

구본권 산업팀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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