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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중국 시총 1위 오른 ‘마오타이’/ 김영배

등록 2020-06-24 16:59수정 2020-06-25 17:57

중국을 대표하는 술은 바이주(백주)다. 수수(고량)를 주원료로 삼아 다양한 곡식을 더해 누룩으로 발효시킨 뒤 증류해 만들어내는 술이다. 색깔이 투명하다고 해서 바이주라 일컫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으로는 배갈, 고량주이다. 바이주는 위스키, 브랜디와 함께 세계 3대 증류주로 꼽힌다.

바이주의 대표 브랜드는 ‘마오타이’다. 마오타이는 중국의 국주(나라 술)로 통할 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중국 정부가 국빈을 맞을 때 내놓곤 하는 술이다. 대표급인 500㎖, 53도짜리 ‘페이톈(飛天) 마오타이’의 공식 소매가격이 1499위안(약 26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가짜 마오타이가 많이 나도는 까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직에 올랐던 2012년 이후 벌인 반부패 운동 과정에서 마오타이는 사치재의 상징으로 찍혀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는데, 근래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마오타이 제조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올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 17% 늘었다고 회사 쪽은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거둔 실적임을 고려할 때 놀랍다. 중국 경제 구조가 소비 위주로 재편되고, 중산층의 소득 수준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부패 운동이 느슨해진 결과라는 얘기도 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 중국 증시 1위 자리에 올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이 회사 시가총액(시총)은 22일 1조8077억위안(309조원)에 이르러 부동의 1위였던 중국공상은행(1조7769억위안)을 제치고 중국 증시 전체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시가총액에서 세계적인 주류 업체 영국의 디아지오(조니워커 제조사)를 2017년에 제친 바 있고,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코카콜라를 넘어선 적도 있다.

마오타이는 중국 내륙 구이저우성 서북부의 산골 마을 마오타이진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술이 다른 바이주를 뒤로하고 국주의 명예를 차지하게 된 실마리는 오랜 역사와, 공산당에 얽힌 인연이라고 알려져 있다.

“마오타이진에서 술이 생산된 것은 기원전 2세기부터다. 당나라 때는 마오타이진의 술이 조정에 바치는 진상품으로 지정됐다”(2011년 2월 <한겨레21>, 모종혁 통신원). 중국 공산당 홍군(인민해방군)의 대장정 당시인 1935년 마오타이주는 병사들의 피로를 풀어준 묘약이자 부상병의 소독·치료제였다고 한다.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1950년 사회주의 정권 수립 1주년 기념 행사에서 마오타이를 국빈 연회 술로 지정했던 배경이다.

마오타이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계기는 1915년 파나마운하 개통을 기념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였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국 술의 대표로 출품돼 금상을 받았다. 1972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에게 중국 지도부가 대접한 술이 마오타이였다는 것 또한 국제적인 명성을 더한 대표적인 사연으로 남아 있다. 김영배 논설위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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