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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뇨리지 효과

등록 2006-01-02 18:16수정 2006-01-02 18:16

유레카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몇 해째 국제사회의 화두다. 핵심은 미국의 쌍둥이 적자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경상적자를 메우려 미국이 끌어들인 부채(외채)는 2조5천억달러에 이른다. 국내총생산의 20%를 훌쩍 넘었다. 선진국 기준으로 보면 위험 수준을 넘어 파산을 걱정할 할 만하다. 그런데도 재무부는 계속 채권을 팔고 세계 각국은 미국 자산을 사들이는 데 여념이 없다. 아무도 미국의 지급불능을 우려하지 않는다.

본디 돈을 찍으면 교환가치에서 발행비용을 뺀 만큼의 이익(화폐주조 이익)이 생긴다. 그 중에서도 기축통화국, 곧 국제통화를 보유한 나라가 누리는 이익을 통상 ‘세뇨리지 효과’라 일컫는다. 단순히 말해 1달러짜리 지폐의 액면가에서 제조 비용을 뺀 차액이 그것이다. 과거 중세 때 군주(프랑스 말로 ‘세뇨르’)가 재정을 메우려 금화에 불순물을 섞어 유통시킨 데서 온 말이다.

세계경제의 불균형은 이런 달러의 지위가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쉽게 말해 중국의 최대 흑자를 미국의 최대 적자로 버티는 불균형 상태를 더는 ‘달러 찍어내기’로 지탱하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이젠 다른 나라가 미국 국채나 회사채를 사주지 않으면 달러는 붕괴하는 구조가 고착화했다. 세계경제가 오랫동안 미국에 편중된 단극 성장을 한 결과다. 이런 구조의 ‘갑작스런 조정’이 단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도 비극적 현실이다.

과거에도 미국이 적자 구조를 조정할 때마다 세계는 큰 홍역을 치렀다. 1980년대 일본의 자산거품과 장기침체, 90년대 중남미와 아시아 나라들의 금융위기 등은 달러 자산의 가치 조정과 밀접히 연관된 문제였다. 교과서적인 해법은 미국이 총수요를 억제하는 길이지만, 미국의 행보는 그리 급해 보이진 않는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달러를 팔고 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김회승 논설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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