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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애플과 폭스콘 / 구본권

등록 2018-08-06 17:04수정 2018-08-06 19:17

애플이 지난 2일 미국 기업 최초로 시가 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제품 대부분은 대만의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기업인 폭스콘이 만든다. 애플의 디자인과 설계는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조립생산은 중국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이뤄진다.

지난달 대만 언론은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최근 주주총회에서 5년 안에 생산직 노동자의 80%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내년 6월까지 생산직 노동자 34만명을 감원해 인건비 약 2300억대만달러(약 8조4천억원)를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원 130만명의 폭스콘은 한때 월마트에 이은 세계 2위 고용창출 기업이었지만 생산직 노동자 규모가 계속 줄어 2018년 4월 현재 60만명 수준이다.

아이폰이 선풍적 인기를 누리던 2010년 10명 넘는 폭스콘 노동자가 가혹한 노동조건에 잇따라 자살을 선택해 애플과 폭스콘을 향한 비판이 일었다. 궈타이밍 회장은 2012년 초 “사람도 동물이기 때문에 100만마리 동물을 관리하는 것은 내게 골칫거리다”라고 막말을 한 뒤 이듬해 주총에서 “노동자 수만큼 로봇을 100만대 도입하겠다”고 공표했다. 폭스콘은 폭스봇이라는 자체 산업형 로봇을 속속 배치하고 있는데, 장쑤성 쿤산에 있는 공장 한 곳에서만 직원 6만명을 로봇으로 대체했다.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2017 세계 로봇통계’ 보고서에서 한국은 7년째 로봇 밀도 1위의 국가로, 노동자 1만명당 산업형 로봇이 631대다. 로봇과 공존할 사회시스템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필수적인 사회다. 강력한 생산수단인 로봇과 자동화를 사회 전체를 위한 도구로 쓰기 위한 장기적 계획과 사회적 합의를 만들지 못한 채 시장과 자본에 맡겨두면, 결국은 공동체를 파괴하는 기술에 대한 공포와 불신이 커져 기술이 발달할 수 없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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