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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돌팔매 / 최원형

등록 2018-05-16 17:40수정 2018-05-16 19:37

2000년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돌을 던지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2000년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돌을 던지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팔레스타인 출신 학자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는 2000년 레바논 국경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돌을 던졌다는 이유로 일각에서 ‘테러 교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돌팔매 사진으로부터 팔레스타인과 중동의 현실, 그리고 그에 저항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다시금 새기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

돌팔매는 맨몸으로 거대한 힘에 맞서야 하는 이들이 어쩔 수 없이 기대는 무기다. 최근 이스라엘 점령 70년에 항거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위대한 귀환’ 행렬이 이어지던 가운데, 두 다리가 없는 젊은 팔레스타인 남성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을 던지는 장면이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14일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조처에 대한 반발로 정점에 달했던 ‘위대한 귀환’은, 끝내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살상으로 피로 물들었다. 60여명이 숨지고 3000여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점령 70년에 항거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위대한 귀환’ 시위에서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남성의 모습. 두 다리가 없는 이 남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파디 아부 살라’로 알려졌으나, <버즈피드>는 ‘사베르 알 아슈카르’란 이름의 다른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버즈피드> 갈무리
이스라엘 점령 70년에 항거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위대한 귀환’ 시위에서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남성의 모습. 두 다리가 없는 이 남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파디 아부 살라’로 알려졌으나, <버즈피드>는 ‘사베르 알 아슈카르’란 이름의 다른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버즈피드> 갈무리

지난 15일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살상으로 숨진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인 파디 아부 살라는 2008년 이스라엘군의 드론 폭격으로 두 다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즈피드> 갈무리
지난 15일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살상으로 숨진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인 파디 아부 살라는 2008년 이스라엘군의 드론 폭격으로 두 다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즈피드> 갈무리

전세계가 분노로 들끓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돌팔매 사진의 주인공 역시 총에 맞아 숨졌으며, 그의 이름은 ‘파디 아부 살라’라는 뉴스가 돌았다. 애초 그가 두 다리를 잃게 된 것도 과거 이스라엘군의 드론 폭격 때문이라 했다. 다만 15일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돌팔매 사진의 주인공은 ‘사베르 알 아슈카르’이며, 14일 죽은 것으로 확인된 파디 아부 살라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그렇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아슈카르는 과연 살아남았을까? 그가 두 다리를 잃게 된 사연은 아부 살라와 다를까? 생전의 아부 살라 역시 사진 속 아슈카르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돌을 던졌을 터다. 거대한 장벽, 미사일과 소총, 드론에 맞서 기댈 것이라곤 돌팔매밖에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가혹한 운명은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할까?

최원형 책지성팀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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