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은 일본의 합계출산율이 기록적으로 하락한 해다. 1965년 182만여명이던 출생아 수가 136만명으로 줄어들면서 합계출산율이 2.14에서 1.58로 추락했다.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무려 25% 줄었다. 그해는 병오년, 말띠 해였다. 일본에선 병오년을 히노에우마라고 읽는다. 그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60간지에서 43번째인 병오는 오행으로 화(火)와 화(火)가 겹치는 해다. 비록 상징이라지만, 불과 불이 하나가 되는 것을 좋게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에서는 병오년을 화재가 많다고 해석했다고 한다. 일본에는 이런 옛이야기가 전한다. 병오년이던 1666년 한 여자가 “불이 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도쿄 시가지에 불을 질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병오년생 여자가 남편의 명을 단축한다거나, 남편을 잡아먹는다는 미신이 생겼다고 한다. 물론 기록에 남은 이야기는 아니다.
같은 병오년이던 1906년에는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4% 줄었다. 이때도 그런 미신 때문이었다. 임신을 기피하고, 임신중절도 많았다고 한다. 이때 태어난 여성들이 결혼적령기가 되었을 때 혼담이 깨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여럿 있었다니, 미신은 그 뒤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그러나 세상이 변해 미신을 믿는 사람이 줄어서인지 1966년에 태어난 여성들은 그 뒤 별 탈 없이 성장하고 결혼했다. ‘출생아 수 그래프’에 깊이 파인 흔적을 남긴 채.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35만77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8500명 줄었다. 출생아 수 감소율이 11.9%로 2001년(-12.5%)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혼인 건수도 26만4500건으로 전년보다 6.1%(1만7200건) 줄었다. 청년들을 힘빠지게 만드는 현실이 전혀 개선되지 못한 탓일 게다. 우리가 모르는 무슨 어설픈 미신이 퍼진 탓이라면 고칠 수 있을 테니 차라리 낫겠는데.
정남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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