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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모순론 / 고명섭

등록 2017-10-29 15:32수정 2017-10-29 19:27

<모순론>은 중국 공산당 지도자 마오쩌둥이 쓴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 마오쩌둥은 변증법적 유물론의 핵심 개념으로 ‘모순’을 지목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철학적 기초인 변증법적 유물론은 세상 만물이 서로 대립하는 힘들의 통일과 투쟁을 통해 생성·발전·소멸한다고 말한다. 모순이란 이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을 가리킨다. 모순은 보편적이지만 그것이 나타나는 모습은 국면마다 다르다는 것이 마오의 관점이다. <모순론>은 특정한 국면에서 도드라지는 모순의 특수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다시 말해 “구체적 정세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따라 나오는 것이 ‘주요모순’이라는 개념이다. 특정한 국면을 주도하는 모순이 바로 주요모순이다. <모순론>이 쓰인 1937년 8월은 일제가 중국 본토를 침략해 제2차 국공합작이 이루어지던 때였다. 마오는 이런 상황에서는 제국주의와 반식민지(중국) 사이의 모순이 주요모순이 되고, 반식민지 내부의 계급모순은 이차적·종속적 지위로 물러선다고 말한다. <모순론>을 통해 국공합작을 정당화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삼는 이상, <모순론>은 당 이념의 뿌리에 놓여 있고 ‘주요모순’ 개념도 여전히 유력하게 통용된다. 19차 당대회에서도 ‘주요모순’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인민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수요와 불균형·불충분한 발전 사이의 모순’이 지금 시기 중국 사회의 주요모순으로 규정돼 당헌에 들어간 것이다. ‘선진공업국에 대한 요구와 낙후한 농업국가 현실 사이의 모순’이라는 1956년 주요모순 규정과 ‘인민의 물질문화 수요와 낙후한 사회생산 사이의 갈등’이라는 1981년 주요모순 규정을 나란히 놓고 보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시진핑의 집권이 끝난 뒤에는 어떤 모순이 주요한 것으로 떠오를까.

고명섭 논설위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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