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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인공지능의 시력 / 구본권

등록 2017-09-11 17:36수정 2017-09-11 19:07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란 말처럼, 사람 두뇌의 60% 이상은 시각 처리를 담당하고 외부 정보의 90% 가까이를 시각에 의존한다. 기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이미지를 인지하고 식별하느냐는 인공지능 연구에서도 핵심이다. 자율주행 기술, 위성이미지 분석, 암 진단 등의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최근 괄목할 성과를 내놓는 것도 기계 눈(머신 비전)의 이미지 처리 기능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미국 스탠퍼드대 미할 코신스키 교수는 최근 얼굴 사진을 분석해 그가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를 높은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다고 학술논문에서 공개했다. 연구진은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을 이용해 미국의 유명 데이트 사이트에 공개된 사진 3만5000장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91%, 여성은 83%의 정확도로 동성애 여부를 식별해냈다. 사람의 식별률보다 월등히 높은 결과다. 코신스키는 적합한 데이터가 있다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인의 지능이나 정치적 견해 같은 민감 정보도 사람보다 높은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구진은 공개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만을 활용했다.

머신 비전 기술은 인공지능과 산업 발달의 동력인 만큼 막을 길이 없다. 이용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사진과 동영상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데이터는 디지털 경제의 화폐로 기능한다. 구글의 페이스넷은 99.96%, 페이스북의 딥페이스는 97.25%의 얼굴인식률을 자랑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은 얼굴 인식을 열쇠와 결제 수단으로 쓰고 있다.

사상, 신념, 종교, 노조 가입, 성생활, 건강 등에 관한 정보는 민감 정보로 규정해 처리와 활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만 최근의 기술은 기존 법규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용자가 중심이 되어 미래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새로운 논의 틀이 요청된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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