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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인공지능과 세계정부 / 구본권

등록 2017-03-20 17:13수정 2017-03-20 19:01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류가 다른 생명체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진화의 경로를 걷게 된 요인으로 허구의 발견을 꼽는다. 푸조 자동차의 엠블럼을 보고 사자라고 인식하는 능력은 사람만 갖고 있다. 어떠한 생명체도 사람처럼 수십만·수백만명이 질서 있게 목표 달성에 나서는 경우는 없는데, 공유할 수 있는 상징 덕분이다. 사람은 언어라는 탁월한 소통 도구를 기반으로 집단 내 보편적 상징체계를 공유한다.

구석기 수렵·채집 사회가 부족사회, 도시국가, 국민국가로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과제의 해결 단위도 복잡해졌다. 인류가 지구적 환경 변화 요인이 된 현재를 지질학적으로 인류세(Anthropocene)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지구온난화, 핵 위협, 난민 문제 등 인류 스스로 만들어낸 문제는 국가 단위에서 해결 불가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이나 국제통화기금처럼 초국가적 문제 해결 시도가 늘고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이 급성장해 통제 불가능한 시점이 빠르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에 초국가적 차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통제할 수 있는 세계정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개발은 인류를 멸절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온 옥스퍼드대학의 철학자 닉 보스트롬도 동조했다.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수천만명이 전사하는 참화를 겪고 국제연맹과 국제연합이 만들어졌지만, 세계정부 역할은 하지 못했다. 공상과학 영화 아닌 물리학자·철학자들이 다시 세계정부론을 제기하는 것은 국가 단위의 통제가 불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극단적 편의성과 효율성을 약속하는 미래 사회의 절대반지이지만 동시에 그 부작용의 대처에 세계정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인류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기술이 지닌 두 얼굴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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