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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나쁜 지도자

등록 2017-03-13 17:19수정 2017-03-13 19:03

지구촌 전체가 혼란스럽다. 이런 시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려면 지도자들을 살펴보면 된다. 지도자가 리더십을 잘 발휘하는 나라에는 새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지금 지구촌에선 좋은 지도자보다 나쁜 지도자가 더 눈에 띈다.

첫째 유형은 위선적인 경우다. 이들은 약속을 쉽게 뒤집고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혼란기일수록 더 요구되는 비전이 있을 리가 없다. 부패에 취약한 것은 물론이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인권운동가 출신인 그는 2009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14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숱한 부패 추문으로 무려 4차례나 하야 위기를 넘겼다.

둘째는 무능형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에 해당한다. 그는 2012년 5월 취임 당시 지지율이 60%를 넘었으나 이제 4%까지 떨어졌다. 그는 진보적이고 똑똑하지만 경제 침체, 청년 실업, 테러 문제 등에 대처하는 데 실패해 국민 눈에서 멀어졌다. 어떻게 항변하더라도 무능의 소치임이 분명하다.

셋째는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경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렇다. 그는 본능적으로 ‘시장 포퓰리즘’을 이해하고 실천해온 사람이다. 이 신조는 국가의 문제를 대부분 정부와 지식층, 특히 진보 정치파로 규정할 수 있는 사람들 탓으로 돌리는 신념 체계에다 대중문화, 애국심, 친기업 이념을 혼합한 것이다. 그는 투쟁적이고 ‘선제공격’을 신봉한다. 그가 정의하는 ‘투쟁’은 어떤 잘못도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은 어떤 비도덕적이거나 불법적인 행동도 저지를 사람이 아닌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것이다(<트럼프의 진실>). 그는 선동과 자기과시에도 능하다. 이런 유형이 대중의 지지와 결합하면 파시즘으로 흐르기 쉽다.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 유형에 모두 해당한다. 좋은 지도자는 나쁜 지도자의 정반대를 생각하면 된다. 이제 그 과제가 우리 앞에 던져졌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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