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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심슨 가족’의 예언 / 박찬수

등록 2017-01-25 16:59수정 2017-01-25 21:09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시즌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이 다시 화제다. 취임하자마자 전세계를 향한 공세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16년 전의 예측을 떠올리게 하는 탓이다.

<심슨 가족>은 2000년 방영분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했다. ‘미래로 간 바트’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를 보면, 초등학생인 주인공 바트 심슨이 30년 후의 미래로 가서 여동생 리사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어려서부터 똑똑했던 리사는 미국 대통령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백악관에 입성한 리사가 참모들과 회의하면서 주고받는 대화가 의미심장하다. 리사가 “전임 대통령인 트럼프로부터 재정위기를 물려받았다는데 상황이 어떤가”라고 묻자, 재무장관이 “우리는 파산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리사는 “파산했다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깜짝 놀라는 내용이다.

16년 전에 이 에피소드를 쓴 작가 댄 그리니는 “리사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태에서 정권을 물려받는 걸 표현하려면, 직전 대통령이 트럼프가 되어야 했다. 트럼프 통치의 유산으로 위기에 빠졌다는 걸 묘사하려 했다. 그건 분명히 미국에 대한 경고였다”고 말했다. 그리니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건 미국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의 마지막 수순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에피소드에서 트럼프 다음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트럼프의 뒤를 이어 백악관에 입성한 리사 심슨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다음날에 여성 주도로 워싱턴에서 50여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진 것을 연상시킨다.

트럼프의 미국은 4년 뒤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재정 파탄이라는 <심슨 가족> 예측이 현실화할지 궁금하다.

박찬수 논설위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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