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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아이폰과 제조업의 귀환 / 구본권

등록 2016-12-13 17:41수정 2016-12-13 19:31

대만 훙하이그룹의 폭스콘은 120만명을 고용하는 주문자생산 위주 전자제품 제조회사다. 고용 규모로 미국의 유통기업 월마트에 이어 세계 2위인데 수십만명을 기숙사에 수용하는 대규모 공장을 주로 중국에서 운영한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을 비롯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전자제품 생산을 맡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애플이 아이폰을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며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 2012년 스티브 잡스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유사한 제안을 받았지만, 잡스는 “미국으로 공장을 다시 가져올 수는 없다”고 거부했다.

애플의 미국내 제품 생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12월6일 폭스콘의 미국 공장 건설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배경엔 로봇과 자동화 기술이 있다. 2011년 폭스콘 노동자 자살이 잇따르자, 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은 인터뷰에서 “직원이 100만명 넘는데 사람도 동물이라서 100만마리 동물을 관리하는 일은 내게 골칫거리”라고 말해 비난을 샀다. 궈타이밍은 2013년 주주총회에서 “로봇을 100만대 도입하겠다”고 공표한 뒤, 폭스봇이라는 로봇을 만들어 수만명씩 노동자를 대체하는 중이다.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자동화 기술이 자국 산업 보호정책에 동원되지만 로봇형 공장이 목적한 수준의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독일 아디다스는 1993년 값싼 노동력을 찾아 아시아로 공장을 옮겼지만 2017년부터 로봇을 활용한 공장에서 국내 생산을 시도한다. 로봇이 불러온 제조업의 귀환이 어디까지 파급될지, 그럴 경우 개도국과 선진공업국의 격차는 얼마나 확대될지 새로운 과제가 던져졌다. 피할 수 없는 기계화와 경쟁의 구도를 어떻게 좀 더 인간답게 설계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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