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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엡스타인의 첫 주술 / 김양희

등록 2016-11-07 21:31수정 2016-11-07 21:33

시오 엡스타인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사장(왼쪽 셋째)이 5일(한국시각) 열린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퍼레이드에서 컵스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시오 엡스타인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사장(왼쪽 셋째)이 5일(한국시각) 열린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퍼레이드에서 컵스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시오 엡스타인 시카고 컵스 사장은 ‘주술사’로 불린다. ‘밤비노의 저주’(보스턴 레드삭스), ‘블랙삭스의 저주’(시카고 화이트삭스), ‘염소의 저주’(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 3대 저주 중 2개가 그의 손에 의해 풀렸다. 보스턴의 8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2004년) 때 그는 단장이었고, 컵스는 올해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그는 2002년 11월 28살의 나이에 보스턴 단장으로 임명되면서 ‘애송이’ 취급을 받았지만 나름 야구단 경력은 있었다. 예일대 학생 때는 여름방학 때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인턴을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에 취직해서는 샌디에이고대학 로스쿨을 다니며 변호사 자격증도 땄다. 하루 16시간 이상 일하며 능력을 입증했고 기어이 메이저리그 최연소 단장으로 발탁됐다.

보스턴 단장 부임 뒤 그는 출루율 등 세이버메트릭스에 기반을 둔 과감한 결단력으로 밀어붙였다. 선수 분석과 스카우팅 리포트 자료를 항상 곁에 두고 야구단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눴다. 저돌적인 트레이드로 유망주를 육성해 고비용 저효율의 구단 체질을 저비용 고효율로 바꿔나갔다. 치밀한 분석과 소통, 그리고 자신감이 그의 최대 무기였다.

엡스타인이 맨 처음 야구단 인턴으로 일하게 된 계기는 그의 편지 때문이었다. 예일대 1학년 시절 여러 구단에 구직 편지를 보냈고 볼티모어가 이에 응답했다. 볼티모어 면접을 보기 직전 그는 화장실 거울을 보며 “야구단에서 일하게 될 단 한 번의 기회일지 몰라. 절대 망치지 마”라고 혼잣말을 했다고 한다. 2002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때 볼티모어 사무실 현관문을 열기가 참 힘들었다. 그리고 내가 평생 야구 쪽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의 첫 주술은 ‘용기’였던 게 아닐까. 행동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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