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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수입과일 숫자의 비밀 / 김양희

등록 2016-05-15 19:44수정 2016-05-15 19:44

4033과 94033. 이 네 자리와 다섯 자리 숫자의 차이는 ‘9’뿐이다. 하지만 오렌지, 레몬, 바나나 등의 수입과일에 붙어 있는 스티커 위의 숫자라면 둘의 차이는 아주 크다. 이 숫자들은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과일이나 채소 등에 부착되는 프라이스 룩업(PLU·Price look-up) 코드, 즉 제품 라벨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프라이스 룩업 코드는 소비자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판매자가 계산을 하거나 정리를 할 때 물건을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하기 위해 만든 고유번호다. 소비자가 셀프 계산대를 이용할 때도 유용하다. 제품의 생산 방식을 구분 짓는 데도 쓰인다. 3이나 4로 시작되는 네 자리 숫자(3000~4999)는 보통의 전통적 방식으로 재배된 과일이나 채소를 뜻한다. 제품의 크기도 알려주는데, 예를 들어 크기가 작은 레몬은 4033, 큰 것은 4053으로 표기되는 식이다. 만약 4033이나 4053 앞에 ‘9’라는 숫자가 붙었다면 유기농 레몬이라는 뜻이다. 9로 시작되는 다섯 자리 숫자(93000~94999)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재배 작물을 의미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8’로 시작되는 다섯 자리 숫자(83000~84999)가 유전자변형 식품(GMO)을 뜻한다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사실과는 다르다. 프라이스 룩업 코드 부착이 의무사항이 아닌데 굳이 제조업체나 판매업자가 나서서 소비자에게 껄끄러울 수 있는 ‘8’이라는 숫자를 붙일 리 없다. 전 세계에 프라이스 룩업 코드 사용을 권장하는 국제기구(IFPS·International Federation Produce Standards)는 공식 누리집에서 “가까운 미래에 전통 재배 방식은 83000~83999, 유기농 방식은 84000~84999로 표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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