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총선 투표율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평균 70%대를 오갔다. 그러다 2001년 총선에서 59.4%로 급락하면서 83년 만의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자 의회민주주의의 원조임을 자부하던 나라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청년층(18~24살) 투표율은 40%에도 못 미쳤다. 결국 노동당 정부 시절이던 2002년 8월 ‘시티즌십 교육’이란 이름의 정치교육이 초등학교의 선택과목, 중학교의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영국 민주주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 ‘정치적 교양’과 함께 선거과정 참여의 중요성 등을 배우게 했다. 이 덕분인지 2010년 총선 투표율은 다시 65%로 올랐다.
독일은 2차대전 패전 이후 나치의 잔재를 씻어내려던 연합국에 의해 정치교육이 강요된 측면이 있다. 영국은 당시 권위주의적인 독일 정치체제를 바꾸는 한 방안으로 ‘정치재교육’을 제안했다. 독일 정부는 국민들의 민주주의와 정치참여 의식을 높이기 위해 1952년 연방정치교육원을 설립했다. 이후 60여년간 매년 1천억원대의 예산을 써가며 정치교육을 하고 있다. 여기엔 1976년 각 정파들이 참가한 보이텔스바흐 협약이 기준이 되고 있다. 교화 및 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논쟁 사안은 논쟁 그대로 소개하며, 당면 정치상황에 대해 자율적으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교육의 중점을 둔다.
얼마 전 끝난 우리 4·13 총선에서 청년 투표율이 급등했다. 출구조사 결과 20대는 4년 전보다 무려 13.2%포인트나 오른 49.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만큼 삶이 절박하다는 신호일 것이다.
마침 지난달 26일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추진을 목표로 하는 교육운동단체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출범했다. 이번 기회에 정파를 떠나 협약을 추진해보는 건 어떨까.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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