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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스프링캠프 경제학 / 김양희

등록 2016-03-08 19:23수정 2016-03-08 20:09

2010년 여름, 미국 플로리다주 리 카운티는 81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리 카운티는 주택시장 거품 붕괴로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었고 실업률은 전국 평균치보다 40%가 높았다. 그러나 리 카운티가 발행한 채권은 공원이나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아닌 보스턴 레드삭스를 위한 스프링캠프 야구장(현 제트블루파크)을 짓기 위한 것이었다. 1993년부터 리 카운티 포트마이어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려 온 레드삭스는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여러 도시로부터 이전을 권유받고 있었고 레드삭스를 붙잡기 위해서는 구장 신축이 필요했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18경기를 치르기 위한 신축 구장 건설에 찬반이 갈렸으나 리 카운티 의회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미국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차려지는 플로리다, 애리조나의 도시들이 재정적인 부담에도 메이저리그 팀이 연간 40여일만 이용하는 야구장에 거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지역 경제와 무관치 않다. 플로리다 샬럿 카운티는 2009년 탬파베이 레이스 스프링캠프 유치를 위해 2720만달러를 들여 야구장 시설을 확충했는데 지금껏 창출한 경제 효과가 21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2012년 말 애리조나 캑터스리그 야구연합회는 스프링캠프 유치로 애리조나주가 4억2200만달러의 경제 효과를 봤으며 시범경기 관중 170만명의 중 56%가 다른 주에서 유입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현재 애리조나 피닉스 주변 방값은 평상시의 2배에 가깝지만 빈방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미국 <비즈니스 저널리즘>은 “스프링캠프가 창출하는 직접적인 경제 효과를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노출하는 이들 도시의 홍보 효과와 이에 따른 삶의 질 향상은 수량화할 수 없다”고 했다. 스포츠 인프라(혹은 스포츠)가 창출하는 가치는 단순 숫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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