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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금과 달러 / 김회승

등록 2015-07-28 18:29

국제 금값은 서구 은행들이 결정하는 ‘런던 금 가격’이 표준이다. 1트로이온스(약 31g) 가격을 달러화로 표시해, 런던 시각 기준으로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공시한다. 1919년부터 시작된 관행이다. 지난해 일부 은행의 시세 조작 혐의가 드러났지만, 골드만삭스 등 새 멤버를 보강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금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회피)하는 수단이자 경제위기 때 안전자산 구실을 한다. 달러화 가치와는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40년간 금값이 달러화에 견줘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시기(상대가치 기준)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최고조에 이른 1970년대 말과 2008년 금융위기 직후다. 특히 2011년엔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889.70달러까지 급등했다. 은행은 물론 정부가 발행한 채권마저 안전성을 의심받고, 각국의 경쟁적인 통화 팽창으로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때다.

반면 달러의 상대가치가 금을 크게 앞지른 시기는, 달러화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한 1985년(플라자 합의)과 미국의 정보기술 호황기가 정점이던 2002년 즈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리스펀은 금 예찬론자다. 기축통화인 달러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으며, 금은 신용 화폐를 대신할 최후의 안전판이라는 얘기다. 최근 국제 금값이 5년 전 최고치 대비 40% 이상 하락하면서 바닥설이 나온다. 서울 강남에선 1㎏ 금괴를 열 조각 낸 ‘미니 골드바’가 인기몰이라고 한다. 주식은 배당을 주고 채권엔 이자가 붙고 부동산은 집세가 나오지만, 금은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어떤 이익도 얻을 수 없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분석을 보면, 현재 유가는 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금값은 여전히 달러보다 상대가치가 높다. 참, 우리나라는 국제 금값이 하락하면 동시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 국제 금 시세가 등락해도 득실이 별로 없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동향분석센터장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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