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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자동번역과 언어 학습 / 구본권

등록 2015-07-08 18:37

영국 옥스퍼드대의 프레이-오즈번 교수 연구팀은 2015년 <창의성 대 로봇> 보고서를 통해, 로봇과 인공지능 발달에 따라 10년 안에 현재의 직종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잡한 공정도 패턴화할 수 있으면 결국 로봇이 맡고, 창의적인 업무들만 직업으로 남는다는 결론이다. 702개 직업군에서 번역가는 중상위권의 창의적 직업으로 분류됐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동번역이 늘고 있다. 구글은 90개 언어 간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네이버 라인의 자동번역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한국어-일본어 문자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번역하고 싶은 문장을 올려놓으면 해당 언어 능통자가 번역해주는 플리토 같은 모델도 각광받고 있다.

자동번역 시대에도 동시통역사는 유망하다고 전망됐다. 국제간 회의와 교류가 늘어나고 있으며 맥락과 언어 간 미묘한 차이는 기계가 옮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소가 기계학습을 적용한 실시간 자동번역 서비스 동영상을 공개한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음성인식, 머신러닝,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기술이 결합해 정확도와 빠르기가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엠에스는 2014년 12월부터 화상통화인 스카이프에 영어-스페인 동시통역 베타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카이프의 하루 통화시간이 20억분인 걸 고려하면, 기계학습을 활용한 자동번역의 정확도 개선은 시간문제다.

바벨탑 이전 시기로 돌아가진 않겠지만, 언어 장벽이 낮아지는 것은 대세다. 기계번역 시대는 언어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외국어 구사를 외부에 의존하는 환경에서 진짜 중요한, 아웃소싱할 수 없는 언어능력은 무엇일까? 본질적 언어능력인 모국어 구사력이 더 중요해진다. 번역 등 웬만한 기능을 기계가 처리해줄 수 있는 상황에서 기계가 처리하기 가장 힘든 문장은 비문이다. 언어능력의 본질은 곧 사고력이다. 기계가 강력할수록 사용자가 똑똑해져야 한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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