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한가운데에 스프래틀리군도(Spratly Islands·중국명 난사군도)가 놓여 있다.
남중국해는 남단의 스프래틀리군도를 포함해 서쪽의 파라셀(Paracel·중국명 시사), 동쪽의 프라타스(Pratas·둥사), 동쪽과 남쪽 사이에 있는 매클즈필드 퇴(Macclesfield Bank·중사) 등 모두 4개의 군도를 품고 있다. 프라타스군도와 중사군도는 각각 대만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파라셀군도는 중국이 1974년 패망 직전의 남베트남과 전투를 벌여 점유했다. 베트남은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4개 군도 가운데 해역이 약 73만㎢로 가장 넓은 스프래틀리군도는 사정이 훨씬 복잡하다. 중국과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5개 나라가 각 도서들을 나눠 관할하고 있으며, 브루나이도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섬은 없지만 영유권 주장을 하고 있다. 게다가 배타적 경제수역을 적용할 경우 영유권이 겹치는 영역이 적지 않아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다.
스프래틀리군도는 작은 섬들과 환초, 암초 등으로 구성돼 있어 의미 있는 경작지가 없다.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섬도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해수면 위의 도서 면적은 모두 합해 봤자 2㎢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남중국해 일대에 풍부한 어족 자원과 막대한 석유, 천연가스의 부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부터 스프래틀리군도 일대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88년엔 스프래틀리군도의 한 암초를 두고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 무력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남중국해는 믈라카(말라카) 해협을 통해 전세계 4분의 1의 물류가 통과하는 지역이다. 특히, 스프래틀리군도는 그 길목에 위치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스프래틀리군도라는 명칭은 영국의 포경선 선장이었던 리처드 스프래틀리가 1843년 이 군도 안의 한 섬을 발견한 뒤 자신의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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