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브레이크아웃 타임 / 이용인

등록 2015-04-08 19:34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협상 과정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용어 가운데 하나가 ‘브레이크아웃 타임’(Breakout Time)이었다.

‘브레이크아웃 타임’은 특정 국가가 핵무기 제조를 결심한 시점부터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핵물질’이란 핵분열을 잘 일으키는 우라늄 235나 플루토늄 239를 지칭한다. 1개의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무기급 핵물질’이 되려면, 90% 이상 고농축된 우라늄 235는 25㎏, 93% 이상 고농축된 플루토늄 239는 8㎏ 정도가 각각 있어야 한다.

브레이크아웃 타임은 핵무기 자체를 개발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핵물질을 확보했어도 핵무기를 제조하려면 뇌관 역할을 하는 기폭장치도 있어야 하고, 핵실험도 몇 차례 해야 한다.

핵물질을 확보하려면 천연우라늄에 0.71~0.72% 정도만 포함돼 있는 우라늄 235를 추출해야 한다. 천연우라늄은 안정적인 우라늄 238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두 물질을 분리하는 데 사용하는 장치가 원심분리기다. 천연우라늄을 기체 상태로 만들어 원심분리기에 넣어 돌리면 상대적으로 무거운 우라늄 238은 바깥쪽으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우라늄 235는 안쪽으로 몰린다. 이 과정을 연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우라늄 235의 순도를 높인다.

원심분리기가 많을수록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원심분리기가 최신형일수록 농축 과정도 짧아진다. 마지막으로, 원자력발전 용도의 일반 경수로에는 3.5~5%까지 저농축된 우라늄 235을 사용한다. 그런데 천연우라늄에서 출발하는 것보다는 저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많을수록 무기급 핵물질에 도달하기가 더 쉬워진다.

미국 쪽은 이란의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현재의 두세 달에서 1년 이상으로 늘렸다고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이란이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려 할 때 미국이 이를 탐지하고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1년이라고 한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