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적정 국회의원 수는? / 박찬수

등록 2015-03-29 18:33

국회의원 수는 몇 명이 적절할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제도 개편에 착수하면서 이에 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어느 정도의 의회 규모가 바람직한지는 정치학자들에게도 연구 대상이다.

정답은 없지만 수학처럼 공식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타게페라와 슈가트가 만든 ‘의원 수는 인구의 세제곱근에 비례한다’는 공식이다. 미국·유럽 국가들의 의원 수와 인구를 비교해서 나온 경험칙이다. 이 공식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적정 의원 수는 현 정원(300명)보다 늘어난 360명 정도라고 한다. 김도종·김형준 교수는 2003년 논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총인구와 국내총생산 규모, 정부 예산, 공무원 수 등을 비교해 적정 의원 수를 368~379명으로 추계했다.

더 중요한 건 국민 대표성의 문제다. 미국 하원의원 수는 435명, 인구 72만명당 1명꼴이다. 16만명당 의원 1명꼴인 한국보다 인구 대비 의원 수가 훨씬 적다. 하지만 원래부터 적었던 건 아니다. 1776년 미국 건국을 주도한 13개 주 대표들은 인구 3만3천명당 1명꼴로 의원을 뽑아 의회(65명)를 구성했다. 인구 증가와 함께 의원 수도 늘어나 1929년엔 지금과 같은 435명에 이르렀다. 그 이후 미국 인구는 두 배로 늘었지만 의원 정수는 제자리걸음이다. 의원 수가 많아지면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여론에다, 공화·민주 양당 모두 의석 확대에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건국 당시 13개 주 대표들은 ‘미래에도 인구 대비 의원 비율이 최대 5만명당 1명을 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표성 약화를 우려해서였다. 이 말을 좇아서 하원의원 수를 3천명으로 늘리라고 청원하는 시민단체들이 있다. 이들은 “의원 수가 적으면 대표성 약화로 민의 수렴이 안 된다. 그 결과 민주·공화 양당은 소수의 열혈 지지층만 대변하게 되고 이게 미국 정치의 분열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한번 음미해볼 만한 주장이다.

박찬수 논설위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