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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구글 지도’ 10년 / 구본권

등록 2015-02-11 18:52수정 2015-02-11 18:52

어렸을 적 부모 손을 놓쳐 미아보호소와 파출소에서 울음을 터뜨리지 않았어도, 누구나 길을 잃어버린 추억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있는 위치를 모른 채 물어볼 사람 없는 낯선 곳에서 길을 잃으면 눈앞이 캄캄했다. 어떡하면 스스로 집을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하고 궁리하는 일은 막막하고 겁났지만, 훌쩍 성장한 느낌을 주는 경험이었다. 이젠 거의 사라진 경험이다. 손안에 세계와 연결되는 도구를 지닌 덕분이다.

‘구글 맵’ 서비스가 2월8일로 10돌을 맞았다. 전자지도에서는 지도를 보는 법이 달라졌다. 지도책에서 대축척·소축척 지도를 번갈아 뒤져보던 것과 달리, 이제 손바닥에서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검색한다. 다양한 정보가 결합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환경(API)이 개방된 쌍방향 전자지도는 사람이 이제껏 공간과 관계 맺어온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목적지가 잘 나타나는 정도가 아니라, 이동할 경로와 교통수단을 표시해주고 상점·건물 등 다양한 공간정보를 보여준다. 구글 어스, 스트리트뷰와 연계돼 가보지 않은 곳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야후 지도가 앞섰지만, 구글은 거대한 비전을 품고 웨어투(Where2), 키홀(Keyhole), 집대시(ZipDash) 등 지리정보 업체들을 인수해 지도 위에 모든 정보를 연결시켰다. 사용자 반응이 폭발한 때는 2007년 출시된 아이폰에 구글 맵이 기본탑재되면서부터다. 모바일에서 전자지도의 효용은 훨씬 커졌고, 사용자는 일종의 이동표적이 됐다.

미래엔 더 큰 변화가 필연적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무인항공기)을 이용한 무인 택배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이젠 독도법도 필요 없고, 길을 잃어버릴까 걱정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내 위치정보를 ‘항상 공개’로 초기설정하도록 요구하는 각종 기기와 서비스의 구조와 위험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하는 세상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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