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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액티브엑스의 ‘한국적’ 종말 / 구본권

등록 2015-01-14 18:53수정 2015-01-14 18:53

2014년 12월 국내 금융·보험 분야 취업자는 80만7000명이다. 2013년 12월의 85만9000명에서 5만2000명이 감소해, 2009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서도 지점 통폐합과 명예퇴직 확대를 통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종사자들의 불안은 일자리 감소가 구조적이라는 데 있다.

국내 인터넷뱅킹 계정은 1억개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금융이 빠르게 늘어 고객이 5000만명 수준이다. 움직이면서도 거래할 수 있어 결제건수와 액수가 팽창하고 있지만, 그만큼 은행·증권 분야 일자리는 기계에 대체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뱅킹은 1999년 신한은행이 처음 도입한 이래 급속도로 확산하였다. 정책 당국과 금융권은 액티브엑스(X)와 공인인증서를 활용한 덕택에 세계에서 인터넷뱅킹과 온라인 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가장 대중화된 ‘정보기술 강국’이라고 자화자찬해왔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현실은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알려준다.

모바일 환경이 금융업 일반의 위기는 아니다. 경쟁 무대가 글로벌화함에 따라 새 기회도 생겨난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 회장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상장한 뉴욕증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마윈을 단숨에 중국 제일의 부자로 등극시켰다. 전자결제 회사인 알리페이는 간편하고 안전한 온라인 결제로, 높은 인기 속에 기업공개 요구를 받고 있다.

액티브엑스 제거는 박근혜 정부 규제개혁의 상징물이 됐다. 박 대통령은 외국인들의 ‘천송이 코트’ 구매를 막는 걸림돌이라며 지난해 두 번이나 강조한 데 이어,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또다시 그 제거 필요성을 언급해 ‘주요 국정과제’가 됐다. 기술의 글로벌 표준과 사용자 친화적 요구를 무시한 채 ‘한국적’ 특수성을 강변하다가, 결국 대통령의 깨알 지시라는 ‘한국적’ 방식으로 종말을 맞게 된 기술의 상징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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