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투기와 거품 / 김회승

등록 2014-09-01 20:58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지표(케이스-실러 지수)를 만들어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가 개발한 분석 지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률은 25로 1년 전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이 지수가 25를 넘은 것은, 1929년 대공황과 1999년과 2007년의 금융위기 딱 세 번뿐이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주식과 부동산, 국채와 석유 시장 등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거품이 생기고 있다고 본다. “세계의 경기회복은 새로운 거품을 만드는 것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러가 말하는 ‘투기성 거품’은 사회심리적 현상이다. 그는 최근 개정판을 낸 <비이성적 호황>에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뉴스가 투자 열기를 모으고, 이 현상이 사람들 사이에서 확대되면서 가격 상승을 정당화시키는 것”으로 정의했다. 투자의 실제 가치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이지만, 누군가의 ‘희박한 성공’에 대한 질투와 흥분이 많은 사람을 유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거품은 기본적으로 통제하기가 어렵다. 거품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심리적 전염을 강화시켜 거품 발생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 거품은 또한 쉽게 꺼지지 않는다. 어느 순간 조금 사그라졌다 다시 새로운 형태로 부활한다. 마치 유행성 바이러스처럼. 실러는 “(투기성 거품은) 짧은 이야기나 연극처럼 끝이 나지 않는다. 인상적인 마지막 결론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 같은 일도 없다. 현실에서의 우리는 그 이야기가 언제 끝날지를 절대 알 수 없다”라고 묘사한다.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에 이어 재건축 연한을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또 내놨다. 자칭 ‘초이노믹스’라는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의 최종 목적지는 부동산 경기다. 실러의 진단을 빌리자면, 희박한 성공을 미끼로 국민을 호객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on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은 왜 이리 구차한가 1.

윤석열은 왜 이리 구차한가

[사설] 김용현 궤변 속 계엄 찬성했다는 국무위원 밝혀내야 2.

[사설] 김용현 궤변 속 계엄 찬성했다는 국무위원 밝혀내야

윤석열-김용현 “의원 아닌 요원”, SNL 찍나 [1월24일 뉴스뷰리핑] 3.

윤석열-김용현 “의원 아닌 요원”, SNL 찍나 [1월24일 뉴스뷰리핑]

헌재에서 헌법과 국민 우롱한 내란 1·2인자 4.

헌재에서 헌법과 국민 우롱한 내란 1·2인자

분노한 2030 남성에게 필요한 것 [슬기로운 기자생활] 5.

분노한 2030 남성에게 필요한 것 [슬기로운 기자생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