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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불평등 / 김회승

등록 2014-06-10 18:13수정 2014-06-10 22:55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둘러싸고 내로라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유력 언론을 통한 오피니언 공방이 거세다. 근대성의 주요 가치인 평등의 문제가 탈근대 시대에 새삼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언론에서의 ‘피케티 효과’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유명한 미국의 젊은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분석을 보자. 그는 미국의 좌우 성향을 대표하는 케이블 방송 <엠에스엔비시>(MSNBC)와 <폭스뉴스>에서 각각 ‘불평등’이란 단어가 얼마나 자주 언급됐는지를 계산했다. <엠에스엔비시>의 정규 프로그램에서 올 들어 4월까지 불평등이 언급된 횟수는 647번이다. 시간당 평균 0.87번이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역시 시간당 0.57번이다. 지난해에는 시간당 0.08번(폭스뉴스)에 그쳤고, 자본주의 시스템 리스크가 고조됐던 2008년엔 한 해 동안 14번(엠에스엔비시)에 불과했다.

소득 불평등의 대표 사례로 지목된 때문일까. 피케티에 대한 관심은 유럽보다는 미국에서 훨씬 더 높다. 미시간대 교수인 저스틴 울퍼스는 피케티라는 단어를 구글에서 검색한 빈도를 주별로 집계한 뒤 2012년 미국 대선 결과와 비교했다. 피케티에 대한 관심은 수도인 워싱턴디시(DC)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매사추세츠·뉴욕·코네티컷·메릴랜드 등 동부의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들이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건, 이들 지역이 대부분 평균소득 수준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란 점이다. 울퍼스 교수는 “피케티에 대한 관심도에서 각 주별 평균 개인소득이 정치 성향보다 더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자본주의 300년의 소득 통계를 분석한 피케티의 연구가 ‘이스털린 역설’(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도가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이 통하지 않는 부자들의 민낯을 드러낸 때문은 아닐까.

김회승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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