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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페이스북 10년 / 구본권

등록 2014-02-04 18:40

2004년 2월4일 하버드대 기숙사 학생들의 정보를 담은 온라인 친구맺기 ‘페이스북’이 선보였다. 19살 마크 저커버그가 하버드 학생용으로 만든 페이스북은 10년 뒤 12억3000만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됐다. 지난해 78억달러 매출에 28억달러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시가총액은 1576억달러로 삼성전자와 비슷하다.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55% 늘어났고, 모바일 광고매출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탄탄한 성장세다. 포화시장에 뛰어들어 이뤄낸 성공은 인터넷 기반 혁신과 수익모델의 상징이다.

페이스북은 인터넷 사용이 정보 검색에서 사교 네트워크 위주로 바뀌게 만들었다. 더 많이 연결되고자 하는 사회적 동물의 본능을 다양한 기술적 장치로 자극하는 페이스북은 디지털 시대 개인의 사회적 삶을 틀짓고 있다. 내가 선택하는 가족, 또 다른 자아로 여겨지던 ‘친구’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클릭 몇 번의 신청과 수락을 통해 ‘페이스북 친구’가 되면, 수십년 지기와 가족도 모르는 소소한 일상까지 속속들이 알게 된다. 몸이 아프거나 상을 당해 슬프다고 글을 올리면, 관심을 표시하는 이들의 ‘좋아요’가 쏟아진다. 페이스북은 관심을 받기 위해 사적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프라이버시 노출 플랫폼이기도 하다. ‘뉴스 피드’와 ‘티커’는 찾아갈 필요 없이 지인들의 상태를 알게 해준다. 카메라 대중화 이후 많은 행사가 사진 찍기 위해 진행되듯,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기 위한 행위가 늘고 있다.

관계 형성의 도구 페이스북이 오히려 관계를 훼손한다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 셰리 터클 교수는 <외로워지는 사람들>에서 온라인에서 쉬운 연결이 관계를 늘렸으나 피상적으로 만들어, 우리는 더 연결되었지만 더 외로워졌다고 분석했다. 2013년 8월 미시간대 이선 크로스 교수는 연구 결과로 다시 입증했다. 조사 결과, 페이스북을 많이 할수록 행복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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