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남단 마라도엔 짜장면 집이 여러 곳이다. 마라도 앞바다로 짜장면을 배달하던 몇해 전 통신사 광고를 활용한 맛집들이다. 이통사마다 깊은 산속, 먼바다, 건물 지하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나 휴대전화가 된다는 걸 경쟁적으로 내세우던 시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7년 아이폰을 내놓고 스마트폰 세상을 열어젖힌 애플이 새해 “왜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이 작동하느냐”는 전세계 사용자들의 항의에 부닥쳤다. 한밤중 난데없는 대리운전 안내 문자나 카카오톡 집단채팅, 애니팡 하트 요청에 단잠을 설친 이들이 애용하던 ‘방해하지 마시오’(Do Not Disturb) 기능이 1일부터 오류를 일으킨 탓이다. 애플이 지난해 6월 아이폰 운영체제(iOS6) 업그레이드에서 추가한 이 기능은 특정 시간을 방해금지 모드로 설정해놓으면 화면에 초승달이 떠오르고 전화나 알람이 오더라도 알려주지 않는다.
생산성을 높인다며 앞다퉈 업무용 스마트폰을 도입하던 업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프랑스 정보기술 기업 아토스는 올해 말까지 회사에서 이메일을 없애고 다른 소통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독일 자동차회사 다임러는 새해부터 휴가 때 배달되는 이메일을 자동 삭제하고 발신자에게는 임시 수신자를 알려준다. 독일 폴크스바겐 노사는 지난해 1월부터 스마트폰으로 회사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출근 전 30분과 퇴근 후 30분 이내로 제한했다. 레슬리 펄로 하버드대 교수는 신간 <스마트폰과 함께 잠들다>에서 직원들을 디지털기기와 단절시킴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답한 사용자 비율이 2006년 29%에서 2012년 37%로 높아졌다. 호텔 객실에서처럼 스마트폰에서도 ‘방해하지 마시오’의 요긴함을 깨닫기 시작했다.
구본권 온라인에디터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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