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중국 문제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중국이 환율조작 국가라며 강력한 무역제재를 공언하고 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는 등의 액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표심을 의식한 ‘중국 때리기’가 계속되자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최근 “두 후보가 중국 문제를 십자군 전쟁 치르듯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영어 단어 프레너미(frenemy)가 적절하다. 프렌드(friend)와 에너미(enemy)의 합성어인 프레너미는 친구이면서도 적인 관계를 지칭한다. 1953년 미국의 한 언론인이 당시 소련을 이렇게 부르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칼럼에서 이제 순수한 의미의 적국이나 우방은 사라지고 프레너미가 늘고 있다고 썼다. 미국의 펜타곤이 중국과의 전쟁 걱정을 하는 동안 상무부는 중국이 보잉 비행기를 더 구매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미국의 눈엣가시 격인 우고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주요 원유 공급원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 국가로 지정하면 최대 미국 채권 보유국인 중국이 가만있을 리 없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것은 소비를 줄이고 공부를 더 하고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는 등 건전한 상호의존 관계를 위한 지렛대를 쌓는 것이라 말한다.
지난주 한국과 일본이 57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종료한 것은 프레너미의 역설에 해당한다. 일본은 우리의 우방이자 숙적이다. 한-일 통화 스와프 중단은 우리나라는 물론 동아시아 경제권의 안전장치를 하나 허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의 돌출적인 독도 방문이 초래한 결과다. 국제관계에서 단선적인 대결 자세가 어떤 피해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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