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비만’이라는 신종 질환이 번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2009년 연구를 보면, 미국인은 하루 평균 11.8시간을 컴퓨터 등으로 정보를 소비한다. 먹거리가 흔해지고 섭취량이 늘어나 비만이 문제되는 현상이 정보의 세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 이전의 통계인 것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 초 미국에서 <정보 다이어트>란 책을 펴낸 클레이 존슨은 정보 비만 시대엔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정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이어트가 일부의 팔자좋은 걱정에서 오늘날 만인의 건강 수칙이 된 것과 비슷하다. 35%에 이르는 미국인의 비만율은 정크푸드처럼 저품질 재료로 대량생산되는 값싼 먹거리가 널린 것도 배경이다.
아는 게 힘이고 정보가 곧 권력이지만, 정보가 흔해지면서 현명한 정보 취득은 어려워졌다. 정보 더미에서 원하는 것을 잘 찾아주는 구글, 나와 관련된 사람을 연결해주는 페이스북의 성공도 정보 과잉 시대의 수요를 읽은 덕이다. 넘쳐나는 정보를 걸러내 알짜를 간추려주는 기술 경쟁도 뜨겁다. 인터넷에서 뉴스와 검색, 쇼핑과 광고 등은 갈수록 필터링, 맞춤화, 큐레이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불편한 광고도 빼주고 애써 찾지 않아도 모아서 알려주는 개인화 기술은 유용하지만 맹점도 있다. 맞춤화된 정보는 스스로 선택했고 나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정보이므로 지나친 소비에 무감각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몸의 비만은 쉽게 드러나지만, 정보 비만은 다르다. 정크푸드처럼 이윤을 위해 정성과 시간 대신 믿을 수 없는 재료로 값싸게 만들어지는 정크 정보가 인터넷의 관문이라는 포털에 널린 세상이다.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잡담은 물론 방송 드라마와 코미디의 줄거리가 포털의 주요뉴스로 걸리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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