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의 맛>의 임상수 감독이 칸 영화제 작품 소개 책자에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같은 사람”이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둘 다 부자에다 국민을 부자 만들어주겠다는 슬로건으로 당선됐으나 실제는 자기 친구들만 부자가 된 것도 닮았다고 했다. 그럴듯한 비유다.
1960년대 부동산개발로 떼돈을 번 베를루스코니와 건설회사에서 입신한 엠비(MB), 거기에 부패와 추문이 끊이지 않는 것도 닮은꼴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두 사람 모두 ‘언론장악’에 골몰했다는 점.
1973년 케이블 텔레비전 회사에서 시작해, 미디어셋이라는 이탈리아 최대의 미디어그룹을 소유하게 된 베를루스코니가 온갖 스캔들 속에서도 17년이나 정치판에서 건재할 수 있었던 비결도 언론장악이었다.
2008년 총선에서 미디어셋은 집시에 대한 부정적 보도로 보수표를 결집시키고, 좌파의 텃밭인 남부 농업지역 표를 분산시키기 위해 나폴리의 쓰레기 대란, 다이옥신 치즈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결국 그는 총리 3선에 성공했다.(<위키백과>) 지난 총선 때 ‘김용민 막말’ 집중보도 등 편향보도로 여당 승리에 기여한 우리 방송을 연상시킨다. 낙하산 사장에 이어 미디어법 날치기로 친여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강행한 엠비나 공영방송 이사의 3분의 2를 정부여당이 선임하도록 법을 바꿔 방송의 90%를 장악한 베를루스코니, 난형난제다.
그래도 베를루스코니가 못 따라오는 게 있으니 바로 엠비는 검찰까지 손아귀에 넣었다는 점. ‘반부패 수사의 영웅’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등 이탈리아 검사들은 <일 조르날레> 등 베를루스코니 소유 신문사와 소송전까지 치러가며 부패 수사를 벌였다. 반면 한국 검찰은 쥐그림 화가에 이어 인터넷언론 운영자까지 협박죄로 법정에 세우며 오늘도 정권 보위에 여념이 없다.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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