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잊혀질 권리 / 백기철

등록 2012-05-09 19:10

4·11 총선을 거치며 많은 정치인들이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었을 것 같다. 나꼼수의 김용민씨, 하태경 새누리당 당선자 등이 대표적이다. 김씨는 8년 전의 막말 동영상이 문제가 됐고, 하 당선자는 7년 전 대학 동문 카페에 올렸던 ‘일제시대 노인의 99%는 친일’이라는 댓글이 문제가 됐다. 비단 정치인뿐이랴. 얼마 전 출판사에 취업한 뒤 트위터 글 때문에 해고당한 이의 사연도 있었다.

총선을 앞두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정치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을 관리해주는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한다. 100여곳이 성업했고, 2~3개월 동안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4천만~5천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여야 정치인이 수두룩하다는 전언이다.

온라인상에서 누군가를 꾸며주는 업태가 성업중이라면, 이제는 국내에서도 온라인상의 과거 흔적을 지워주는 업태가 생겨날 전망이다. 미국에선 세상을 떠난 이의 인터넷 흔적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가 등장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서구에선 온라인상의 ‘잊혀질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올해 초 유럽연합과 미국에선 각각 정부 차원의 법률안이 제시됐다.

온라인에서 잊혀질 권리를 비즈니스화하는 데는 복잡한 법적·윤리적 쟁점들이 뒤따른다고 한다. 포털 등의 경우 로그인하면 자신이 올린 글은 직접 삭제할 수 있지만, 댓글에 대해선 뚜렷한 기준이 없다. 대행업체로 하여금 검색 엔진을 사용해 일괄적으로 삭제하도록 할 수 있는데, 위임 절차 등 복잡한 문제들이 뒤따른다.

구글은 내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세상이다. 나중에 흔적을 지우려 돌아다니는 수고를 하지 않으려면 애초부터 조심조심 온라인 라이프를 꾸리는 게 상책이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8살 아들이 물었다 “엄마는 32살인데 왜 벌써…”
‘살인연기’ 노래방 소파…불 번지는데 13초
“성희롱 할아버지 찾습니다” 한 여대생의 ‘공개수배’
검찰에 제발로 찾아온 수십억 현금다발...왜?
‘노조 탈퇴’ 양승은 아나 “신의 계시 받았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국민의힘 중진들이 옳다 [성한용 칼럼] 1.

국민의힘 중진들이 옳다 [성한용 칼럼]

다시 전쟁이 나면, 두 번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연철 칼럼] 2.

다시 전쟁이 나면, 두 번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연철 칼럼]

이미 예견됐던 ‘채식주의자’ 폐기 [한겨레 프리즘] 3.

이미 예견됐던 ‘채식주의자’ 폐기 [한겨레 프리즘]

언제쯤 노벨 과학상을? [똑똑! 한국사회] 4.

언제쯤 노벨 과학상을? [똑똑! 한국사회]

우크라의 실패에서 배워야 할 것 [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5.

우크라의 실패에서 배워야 할 것 [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