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에서 인터넷의 메신저 서비스를 많이 쓰듯이, 스마트폰에서도 왓츠앱이나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끈다. 그중에서도 국내에서 개발된 카카오톡은 초기에 ‘무료 문자메시지’로 알려지면서 스마트폰 구입자라면 당연히 설치해야 하는 프로그램(앱)처럼 여겨졌다. 그 결과 지금은 사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국민 앱’이란 별명도 얻었다. 보낼 때마다 요금을 매기는 통신사 문자메시지를 대신하다 보니 ‘캐시카우’를 잃은 통신사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최근엔 카카오톡이 발생시키는 데이터 양이 많아 네트워크에 부하가 걸린다며 통신사 쪽에서 별도 과금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논의가 태동하고 있는 ‘망 중립성’의 관점에서 보면 얼토당토않은 소리다. 통신망 사업자는 모든 데이터에 대해 중립적이어야 하며, 특정 데이터에 대한 접근 환경에 차별을 둬선 안 된다는 게 망 중립성의 뼈대다. 예컨대 대기업이 자사 누리집을 방문하는 누리꾼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겠다며 통신사에 돈을 주고 망을 사들일 수는 없다는 식이다.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을 끌기 위해 남들보다 더 큰 전시장(서버)을 짓는 건 나무랄 수 없지만, 박람회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망)를 매수하는 건 허용할 수 없다고 비유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이 망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돈을 내야 한다면, 돈을 내면 더 나은 네트워크를 내주겠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결국 망 중립성 훼손이다. 망 중립성이 무너지면 인터넷 세상은 자본과 권력에 휘둘릴 게 뻔하다.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조명하고 소수의 목소리를 차별하지 않아온 현 인터넷의 구실은 옛말이 될 것이다.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과 스마트티브이 등으로 확산하면서 망 중립성 논쟁은 활발해질 전망이다. 망 중립성이 엄격하면 미래 투자 요인이 사라진다는 게 통신사의 항변이지만, 통신사업이 공공성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런 운명을 타고난 대신 독점적 사업권을 보장받는다. 이번엔 이용자들의 극심한 반발로 통신사들은 ‘카카오톡 무료 유지’라며 한발 물러섰다. 제2, 제3의 카카오톡도 모두 이기기를 바란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 이 주의 리트위트(RT)
● @gogomun
세금으로 공부 못하는 학생들 돕지 말자며 차별적 등록금 지지한다면, 일 안(못)하는 국회의원, 공무원들도 점수 매겨서 평점 3.0 밑으로는 월급 주지 마라. 뭐라고 따지거든 “선진국 공무원으로서 그 정도 고통은 이겨내야 한다”라고 해줘라.
● @ideasalad 대출하라는 전화엔 ‘은행 다녀요’, 인터넷 가입하라는 전화엔 ‘SK브로드밴드 다녀요’, 보험 가입하라는 전화엔 ‘저 FC입니다’, 영어수강하라는 전화엔 ‘미국시민권자인데…’라고. 효과 참 좋다. ● @chamnet21 뉴욕의 노인이 3일간 굶주린 끝에 빵을 훔치다 붙잡혀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라 과디어 판사 “법은 법이므로 벌금 10달러를 선고합니다. 그리고 노인을 3일간 굶게 만든 사회적 책임을 물어 저에게도 벌금 10달러를 선고합니다.”
● @ideasalad 대출하라는 전화엔 ‘은행 다녀요’, 인터넷 가입하라는 전화엔 ‘SK브로드밴드 다녀요’, 보험 가입하라는 전화엔 ‘저 FC입니다’, 영어수강하라는 전화엔 ‘미국시민권자인데…’라고. 효과 참 좋다. ● @chamnet21 뉴욕의 노인이 3일간 굶주린 끝에 빵을 훔치다 붙잡혀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라 과디어 판사 “법은 법이므로 벌금 10달러를 선고합니다. 그리고 노인을 3일간 굶게 만든 사회적 책임을 물어 저에게도 벌금 10달러를 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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