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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국방 개혁 / 박창식

등록 2011-03-21 20:23

1차 세계대전 패배와 함께 독일 제국군대는 무너졌다. 자체 정규군 35만명을 포함해 몇백만명의 예비군·동맹군을 가동하던 독일은 10만명의 병력만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독일이 전쟁을 다시 일으키지 못하도록 연합국이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엄격히 규제한 결과였다.

1920년 독일군 총참모장이 된 한스 폰 제크트 장군은 참모본부에 400여명의 인원을 배치하고 군개혁 방안을 집중 연구했다. 최악의 불리한 여건을 딛고 군사력을 어떻게 재건하느냐가 그의 과제였다. 연구 결과 그는 전군을 간부화한다는 대안에 이르렀다. 그는 사병에게는 하사관을 할 수 있도록, 하사관은 장교를, 장교는 좀더 상급 부대를 지휘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유사시에 사병은 짧은 시간에 양성하거나 동원할 수 있다고 본 결과였다. 한스 폰 제크트는 숫자가 아니라 장병의 질적 능력에서 전투력이 나온다고 봤다.

참모본부는 1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투를 면밀히 분석하는 등 연구를 계속했다. 그 결과 유럽대륙에서 펼쳐질 미래 전쟁은 전차를 운용하는 기동전이 중심이 되리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군력과 공중전 전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2차 세계대전 초기에 독일이 성공적으로 전격전을 펼칠 수 있었던 바탕이 이런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한스 폰 제크트는 주어진 여건에서 창의력을 발휘한 군사개혁 사례로 종종 회자된다. 우리 국방부가 최근 73개 국방개혁 과제를 모아 307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과제를 연구하는 단계에서도 ‘한스 폰 제크트한테 배우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물론 독일이 일으킨 2차대전이 정의롭지 않았음을 간과하자는 것은 아닐 게다. 어쨌든 국방개혁안 가운데 비현실적인 것은 고치고 잘된 부분은 힘있게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 가령 불필요한 장성 수를 줄이겠다고 호언장담하던 것이 나중에 유야무야되어선 곤란하다. 박창식 논설위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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