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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예비군 저격수 양병론 / 박창식

등록 2011-03-01 19:31

저격수는 각종 전투기술을 훈련받고 특수 소총으로 무장해 저격 임무를 수행하는 탁월한 전투요원을 말한다. 저격수의 영어 스나이퍼는 도요새를 뜻하는 스나이프(snipe)에서 나왔다. 물가에 사는 예민한 도요새를 잡으려면 사냥꾼이 위장복을 걸치고 오랜 시간 잠복해야 한다. 그리고 단 한 발에 떨어뜨려야 한다. 저격수는 제1차 세계대전 말 영국군이 처음으로 공식 편제를 만들었다.

저격수 한 명은 1개 중대(100명)에 버금가는 전투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1차대전 때 적 1명을 제거하는 데 들어간 탄약이 7000발, 2차대전 때 2만5000발, 베트남전쟁 때 5만발이었던 데 비해, 베트남전에서 저격수들은 고작 1.7발을 사용했다는 통계가 있다. 2차대전 때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소련 병사 바실리 자이체프는 독일군 400명을 없앴다. 장자크 아노 감독은 이를 소재로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를 제작했다.

당연히 저격수는 아무나 할 수 없다. 특등 사격술 말고도 전장의 첩보 수집을 위한 지역 수색 능력과 엄폐와 은폐, 전장 소음 식별 능력, 각종 통신장비 사용 기술, 은밀한 이동 능력, 장시간 꼼짝 않고 매복할 수 있는 고도의 인내심과 체력이 필요하다. 양쪽 시력은 2.0 이상이어야 하며 손이 떨리지 않도록 금주·금연이 요구된다. 국내 유일의 저격수 전문가로 꼽히는 황광한 예비역 준장이 제시한 조건들이다.

국방부가 예비군 저격수 3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특수전 부대와 시가지 전투를 벌일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예비군 훈련 기간에 향방 및 타격소대별로 1명씩 선발해 4시간씩 사격연습을 시키겠다고 한다. 북한군이 듣고 코웃음칠 일이다.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뭐든 주워섬기면 안보대책으로 통하는 풍조가 이런 코미디까지 만들어냈다.

박창식 논설위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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