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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트위터 브리핑] 정치인에게 ‘디지털 죽음’을 권함 / 김외현

등록 2010-12-09 18:19

이 주의 리트위트(RT)
이 주의 리트위트(RT)

송년모임에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 사이에 올해엔 새로운 모습이 눈에 띌 법하다. 저마다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공유하고, 트위터 아이디를 주고받고, 각자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이른바 ‘스마트 라이프’다. 그러나 그 이면엔, 이야기하는 도중에도 짬짬이 전화기를 들여다보며 이메일과 트위터·페이스북을 확인하는 ‘중독자’의 모습이 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도 이야기를 공유하기 힘드니, 스마트폰과 트위터는 ‘소통’이 아닌 ‘중독’의 도구는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든다.

이달 초 미국 연예계의 톱스타들이 진행한 ‘디지털 데스’(digital death)는 이런 현대인들의 중독성을 이용한 기부 행사였다. 12월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시작으로, 얼리셔 키스와 레이디 가가, 어셔, 저스틴 팀벌레이크 등이 자선단체 ‘킵 어 차일드 얼라이브’와 손잡고 아프리카·인도의 에이즈 환자 및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섰다. 100만달러(약 11억원)가 모일 때까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쓰지 않겠다며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 누리꾼들에게 기부를 호소했다. 직접 눈을 감고 관에 누운 사진 등을 올려 ‘온라인에선 죽었다’는 소식을 전했던 이들은, 일주일 만에 한 제약업계의 큰손이 기부한 50만달러를 포함해 100만달러가 걷히면서 온라인에서 활동을 재개하며 부활했다. 에스엔에스를 통한 그들과의 소통에 ‘중독’됐던 팬들의 힘이었다.

어수선한 연말 정국을 또다시 보게 되면서, 대다수가 트위터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국내 정치인들에게 이런 운동을 권하고 싶다. ‘여야가 대화를 통해 각종 현안을 처리할 때까지 트위터를 끊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정치인 어디 없을까. 트위터에 못 돌아올 것 같아 두렵다면 절망적이지만, 어차피 저런 꼴을 보일 거면서, 평소 트위터에서는 인자한 품성을 은근히 내비치고, 다방면에 걸친 탁월한 식견을 내세우며, 서민에 대한 애정을 자랑하고, 나라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뽐내는 게 낯간지럽지도 않은가.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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