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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트위터 브리핑] 대학 때의 인간관계

등록 2010-11-18 20:39

이 주의 리트위트
이 주의 리트위트
세계 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창업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가 이번주 국내에서 개봉했다. 페이스북의 본고장 미국에서 지난달 개봉된 뒤 이 영화는 7주 동안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드는 흥행을 기록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에스엔에스 이용자가 나날이 늘어가는 국내에서도 얼마나 관심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는 실화 소설 <우연한 억만장자>에 기초한다. 몇몇 부분에선 사건 순서가 뒤바뀌거나, 원작에 없는 대사가 들어갔다. 각본을 쓴 에런 소킨의 말대로 “진실보다 스토리텔링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공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든 계기에 대한 서술은, 원작과 영화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잘나가는’ 하버드대생만 모인다는 ‘파이널 클럽’에 대한 저커버그의 태도가 다르다.

파이널 클럽은 하버드대의 남학생들로만 구성된 폐쇄적인 사교모임 8개를 통칭하는 말로, 몇 세대에 걸쳐 거물급 정치인과 금융인을 배출했다. 원작을 보면, 입회하려면 기본적으로 사교성과 지성을 고루 갖춰야 하고, 가족 배경이나 특출한 성과도 있어야 하며, 술과 장난으로 점철된 고약한 의식도 통과해야 한다. 일단 들어가면 선배들 인맥 덕에 출세는 따놓은 당상이다. 여학생들 사이에 인기도 뒤따라 높아진다. 영화에선 괴짜에 가까운 저커버그가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파이널 클럽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려고 페이스북에 매진한다. 그러나 원작의 저커버그는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컴퓨터 천재다. 일상의 관계를 온라인에 그대로 구현한다는 아이디어는 그래서 가능했다는 게다.

저커버그가 파이널 클럽을 시샘했건 어쨌건, ‘대학 시절 가장 왕성하게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초창기 페이스북의 전제에는 영화도 원작도 토를 달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기에 페이스북은 우리에게 다소 이질적인지도 모른다. 대학 졸업 뒤 소정의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 새로 선후배 관계를 맺고 조직의 근간을 이루는 ‘공채’ 및 ‘고시’ 시스템이 있는 한, 페이스북 탄생의 배경이 된 미국 대학과 달리, 대학 때의 우리네 관계는 꽤 부차적이지 않겠는가.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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