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트위터에선 집권 여당을 패러디한 ‘한나라-당’(@Hannarardang)이란 계정이 등장했다. 원래 한나라당 로고의 빨간 점을 파란색으로 바꿔 ‘원본’과는 차이를 뒀다. 더불어 그에 걸맞게 “뼛조각 하나, 핏방울 하나까지 파랗다”고 내세웠다. 최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도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 삼성 라이온즈를 편들었다.
한나라-당 계정은 각종 현안에서 현 정부와 그 지지층을 무리하게 대변하는 척하며 역설적인 촌철을 여럿 남겼다. 시대의 고민인 저출산과 물부족에 대해서는 “애를 키워줘야 낳습니까? 물이 싸야 마십니까? 각자 있는 대로 먹고 있는 대로 마시는 안분지족의 미덕은 어디다 둔 겁니까? 없으면 굶으면 되죠. 왜 있는 사람들 것까지 뺏어다 줍니까?”라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300만원 납부는 “준법정신을 보여주는 공정한 사회를 몸소 실천하신 것으로, 노인복지로서 기초노령연금이 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인 사례”라고 비꼬았다. ‘슈퍼스타케이2’의 허각과 존박에 빗대, 각하를 거꾸로 쓴 ‘하각’과 ‘명박’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최후의 1인은 누구? 슈퍼스타 G! 하각은 청계천을 파낸 삽질 능력 최고의 인재이며, 명박은 G20 정상회의 최후의 20인으로 뽑혔던 경력과 부시의 골프카트를 운전해 ‘파인 드라이버’(Fine driver)라는 칭호를 얻은 실력파입니다.” 개그콘서트의 “소는 누가 키웁니까?”라는 유행어를 두고서는, “소는 누가 키우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농촌을 없애고 전부 아파트를 지으면 소는 안 키워도 됩니다.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소고기와 중국산 배추 먹으면 됩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대책’으로 달갑잖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계정은 27일 오전 “정부나 여당의 탄압은 없으나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불안해하네요. 정부를 어떤 식으로 비판해도 아무도 불안하지 않은 때가 오면 그때 돌아오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15일 동안 각종 패러디만으로도 충분히 씁쓸했건만, 원치 않은 듯한 뜻밖의 퇴장이 더욱 씁쓸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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