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리트위트
트위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꽤 많은 경품행사를 접하게 된다. 구독자(팔로어) 확장을 위한 행사다. 팔로 신청을 하거나 행사 공고를 재전송(리트위트·RT)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경품을 내거는 게 일반적이다. 간단한 문제를 내서 정답자에게 상품을 주기도 한다. 주최자는 대부분 기업이지만, 공공기관도 눈에 띈다. 이달엔 국민연금이 트위터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지난 7월엔 기획재정부, 산림청 등의 트위터 이벤트가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경품은 몇백원짜리 ‘기프티콘’(상품권)에서 몇십만원짜리 태블릿피시까지 다양하다. 아무런 수익도 거둘 수 없는 트위터에 기업·기관이 비용을 들여가며 속속 뛰어드는 배경엔 ‘트위터 구독자 확장을 통해 사세를 넓히겠다. 나아가 효과적인 홍보·마케팅 수단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트위터에 참여해 고객들과 소통 접점을 넓힌다’라고 말을 바꾸어도, 결국엔 이미지 제고를 통한 홍보효과를 노리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효과를 낙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내 각종 트위터 통계를 수집하는 유저스토리랩의 자료를 보면 단순히 경품만 바라보고 참가한 이들이 상당수다. 지난 11일 국내 트위터에선 23건의 경품행사가 있었다. 여기 참가했다는 글(트위트) 가운데, 하루 10차례 이상 참가한 ‘경품꾼’들의 글이 48%가 넘는다. 참가 횟수가 행사 건수보다 많은 경우도 있어서, 가장 많게는 137차례 참가한 이도 있었다. 홍보효과는 난망하다.
트위터 경품행사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데 대한 기업의 대응책 가운데 하나다. 에스엔에스가 그 속성상 다분히 개인맞춤형 매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외려 임직원의 스마트폰 구입을 지원하면서 트위터·페이스북 등의 이용설명서를 배포해 영업력·홍보력을 높여주는 식의 대응이 적절해 보인다. 어느 쪽이 됐든 이것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란 인식이 공통분모다. ‘모든 시민이 기자’인 에스엔에스식 미디어 환경에서는 동시에 ‘모든 직원이 홍보팀장’이기도 한 까닭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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