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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트위터 브리핑] 트위터는 지푸라기다? / 김외현

등록 2010-09-16 20:14

이 주의 리트위트(RT)
이 주의 리트위트(RT)

“제 얼굴을 봐주세요. 저는 1973년에 길을 잃었거나 버려졌습니다. 지금 미국에 있으며, 한국의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한국 출신 국외입양아(@redpantsnoshoes)가 최근 트위터에 올려 주목을 받는 글이다. 자기소개(프로필)에 걸려 있는 낡은 흑백사진에는 한 여자아이가 이름이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있다. 연결된 블로그에 가보면 발견된 장소와 발견 당시의 모습 등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트위터에는 뭇사람들의 도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많다. 잃어버린 어린아이를, 갑자기 사라진 노인성 치매 환자를, 자살한다며 뛰쳐나간 친구를 찾는다는 글은 드문드문 끊이지 않는다. 이용자들은 리트위트로 이를 널리 퍼뜨리며 도움에 나선다.

물건을 찾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버스나 지하철에 휴대전화나 노트북컴퓨터 같은 고가품을 두고 내린 사람들은 트위터에 호소문을 올리기도 한다. 아직 타고 있는 승객 가운데 누군가 자신의 글을 보고 자기 물건을 되찾아줄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다. 공중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이야기를 올렸더니 누군가 휴지를 가져다줬다는 사연도 꽤 유명하다.

뜻밖의 사고로 긴급히 특정 혈액이나 헌혈증을 구하는 글도 자주 접한다. 이미 알려진 성공 사례도 많다. 최근엔 방글라데시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부부가 낳은 미숙아 쌍둥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트위터에 알려진 뒤 누리꾼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무사히 퇴원한 일도 있었다.

트위터 공간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도움을 주고받는 미담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하지만 결국은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트위터 문을 두드려 사람들의 도움을 얻은 이야기다. 트위터가 개인에게 그밖에 어떤 도움을 주냐는 질문에 답하기는 만만치 않다. 파급력을 노린 언론이나 기업의 트위터 관련 활동을 빼면 개인의 활동 폭은 더욱 좁다. ‘소통’의 가치를 거론할 수도 있을 테지만 얼마나 실질적이냐는 의문은 남는다. ‘개인화’가 트위터의 주요 특징이란 관점에서 보면 흥미로운 역설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 이 주의 리트위트(RT)

@Demagogy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 지도서에는 IMF의 원인이 국민의 과소비 때문이라 쓰여 있습니다. 이를 재벌의 방만한 경영, 국가의 외환관리 실패, 금융회사의 무분별한 대출로 바르게 고쳐질 수 있도록 널리 알려 주십시오.

@rynorider

미니스커트나 비키니 때문에 시선 처리가 애매할 때는, 옷이 저게 뭐냐고 욕하면서 계속 보면 된다고.

@geminir21

작년 연고전(고연전) 때 고대 쪽에서 연호했더란다. “김연아! 김연아!” 순간 조용해진 연대 쪽, 그러나 잠시 후 연대 쪽에서 연호한 이름으로 인해 고대 쪽이 삽시간에 조용해졌다고. “이명박! 이명박!”

@RisaLisayd

일본의 부모는 “남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가르치지만, 인도에서는 “너는 남들에게 폐를 끼치며 살고 있으니, 남들도 용서하거라”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전자는 가슴이 답답해지지만, 후자는 “후유”하게 된다. 폐 안 끼치고 살 방법은 없다.(일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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